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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어느 노학자가 밑돌 놓은 진해 지역공동체

작성자
진*기적의도서관
작성일
2005.09.10.
조회수
6,568
어느 노학자가 밑돌 놓은 진해 지역공동체


한계레신문 2005년 1월20일







△ 진해 ‘기적의 도서관’에서 만난 이이효재 전 이화여대 교수는 “아이들이 나고 자란 고향에서 떠나지 않게 해주는 것은 공동체의 몫”이라고 거듭 말했다. 진해/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작은 도서관 ‘공공의 기적’

경남 진해 ‘기적의 도서관’은 도서관이 아니다. 새로운 지역 문화 공동체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고, 지역의 어른들이 자원봉사를 자청해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기적’같은 일이 이 안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거기에 이이효재(82) 전 이화여대 교수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학계의 대모이자 여성운동계의 큰 스승인 그는 어느새 친근한 ‘이웃 할머니’가 돼 있었다. 이곳에서 공식 직함은 운영위원장이자만 이이 전 교수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잡무’를 한다.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안내하고, 책에 도서관 스탬프를 찍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기도 좋아 그가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이 먼저 “할머니 어디 가셨어요?” 하고 찾을 정도라고 했다.

“태어난 자란 곳에 긍지 다시 2세들에게 나눠주는 일“
여성운동 스승 이이효재씨 느낌표 ‘기적의 도서관’ 에 느낌!
팔순 발품 2년전 건립 앞장
사랑방, 나눔터로 쑥쑥
책 읽어주는 할머니 고마워요


“60~70년대에는 내가 말을 걸어도 애들은 반응이 없었어. 가부장이 애들을 억눌렀던가 봐. 요즘 아이들이 발랄한 것을 보면 행복하지. 이게 우리 희망이야.”

그가 이곳 진해에 뿌리를 내린 것은 지난 97년이다. 교회 목회자였던 선친이 한국전쟁 뒤 생겨난 고아들을 돌보려고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경신재단 부설 사회복지연구소 소장을 맡으면서였다. 지역 사회와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던 그는 특히 ‘기적의 도서관’에 애착을 쏟았다. 지방에 어린이 도서관을 지어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곧바로 ‘유치작전’에 돌입했다. 우선 진해 시장을 만나 땅을 마련해놓고 시민단체 사람들을 부추겨 가두서명을 받았다. 서울에 올라가 ‘로비’도 벌였다. 진해시청 관계자는 “이이 교수가 없었다면 성사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그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재작년 12월, 드디어 도서관이 완공됐다. 바다를 굽어보는 장복산과 웅산이 도서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건물이 아름답고 경관이 수려해 곧 지역의 명소가 됐다. 장서만도 1만8천여권, 이용객들은 줄잡아 매일 500여명이 넘는다. <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씨, 여성학자 오한숙희씨,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조혜정 연세대 교수 등 서울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유명인’들도 적잖게 이곳을 찾았다. 물론 이이 교수의 명성이 큰 역할을 했다. 명망가들의 강연과 방문은 서울이 가진 문화적 혜택을 거의 나눠가질 기회가 없는 지방 사람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이이 교수는 “서울 떠나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더라”면서 “전직 대통령부터 현직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지역에 가서 중앙의 혜택을 지방으로 전파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된다”고 했다.

“작은 도서관이 지역문화에 주는 활력이 놀랍습니다. 지역 사랑방이고, 나눔의 터전이고, 문화운동의 산실이죠. 가정과 학교, 도서관을 연결시키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거예요.”

이곳은 아이들이 그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놀이터고, 공생의 윤리와 상생의 길을 가르치는 학교다. 이이 교수는 이곳에서 문화적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 자기 고장의 문화와 역사에 긍지를 가지게 되고, 자신을 키운 이웃에게 사랑을 다시 나눌 것으로 믿는다. 이이 교수가 꿈꿔온 지역사회의 모델도 바로 이런 구조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어른 사회를 신뢰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결국은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후배들을 키우는 것이다.

“지방에서 자란 아이들이 그 지역에서 터를 잡고 살 수 있게 해줘야 돼요. 벌써 이 기적의 도서관이 지방대학 출신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했지요. 지역의 자부심을 높이고 지방문화를 살려야 애들이 서울로 도망을 안 가죠.”

그는 ‘기러기 가족’을 양산하는 신분상승의 욕구도 지역문화를 발전시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삶의 질을 높여 모두가 고루 기회의 평등을 누리면서 사는 것, 책을 섬기고 나누는 심성을 기르는 일부터가 보편적 가치를 일러주는 지역 사회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공동의 이익으로 생각이 트여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공공시설, 문화시설 없이 지금까지는 개인에게 부담을 지웠으니까 그렇지요. 몇백년, 몇천년 내려오던 이기적 생각을 인간이 쉽게 넘어설 수 없지만 공공의 이익과 혜택을 보는 세대는 저절로 사회를 위하는 공익적 마음이 길러질 겁니다.”

노학자가 지역의 작은 도서관에서 찾은 ‘희망’은 벌써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었다.


진해/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진해 ‘기적의 도서관’





민관 ‘나눔의 공간’ 발맞추기
“지역 육아문제까지 해결할 터”

경남 진해에 자리잡은 ‘기적의 도서관’은 <문화방송> ‘느낌표’ 프로그램과 재단법인 ‘책읽는사회만들기문화재단’ 그리고 진해시가 함께 만든 민관 협력 어린이 도서관이다. 이곳은 나눔의 공간이다. 시낭송, 글짓기 교실, 학부모 강연, 인형극이 열리는 공연장이자 강연장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지역의 어른들이다. 상근인력 6명, 공공근로 5명 외에도 노인인력과 자원활동 학부모가 40여명이 넘는다. 운영은 민관이 협력하는 체제다. 시에서는 도서관 부지를 제공하고 건립비 50%를 냈다. 연간운영경비 3억도 시에서 지급한다. 후원금도 적잖게 걷힌다. 작년 한해 걷힌 후원금은 모두 1800여만원 가량이었다. 진해시는 학부모들의 반응에 힙입어 2억5천만원의 추가예산을 투입해 강당을 증축할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도 청소년 도서관과 일반인들 대상의 도서관을 1곳씩 더 확충할 계획이다. 이종화 관장은 “앞으로 영아수면실 등을 만들어 지역의 육아문제를 거들 수 있는 방법까지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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